당뇨병(消渴) 화창한의원 원장 鄭 明 鏞
정종환 · 2004.03.03 · 조회 12
- 경기동창회보 제 97호 (2003-06-12)
鄭 明 鏞 (화창한의원 원장) 02-765-8900
혈정이란 소변볼 때는 이상이 없으나 사정할 때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밤사이에 정액이 흘러서 팬티에 분홍색 자국을 남기는 현상을 말한다. 정액의 정상적인 색깔은 유백색인데 정액에 피가 섞이면 분홍색 혹은 선홍색을 띠게 되며 때로는 실같은 혈선이 섞여 나올 수도 있으며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다량의 적혈구가 관찰된다. 혈정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원인 질환은 정낭염이며 이외에도 고환결핵 경염전 전립선염 등에서도 나타나며 한의학에서는 산증의 범주에 속하기도 한다.
정낭은 남성 생식기관에 부속된 성선으로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으며 정자를 저장하고 정낭액을 분비하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정낭은 전립선 위쪽으로 방광과 직장 사이에 위치하며 정낭의 출구는 사정관을 통해 요도로 들어간다. 정낭은 전립선, 요관, 직장 등의 기관과 인접하여 있으므로 이들 기관에 염증이 발생하면 정낭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된다. 신체 다른 부위에서 발생한 감염도 혈관과 임파관을 통해 정낭으로 확산되어 정낭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정낭염이 발병하면 정낭의 벽이 붓고 충혈되어 출혈이 생기게 되며 저장된 정액에 출혈된 피가 섞이어 혈정을 보이게 된다. 임상 증상으로는 혈정과 함께 사정할 때 통증이 수반되거나 회음부와 음경의 뿌리 부근에 통증이 나타나며 하복부 양측과 골반부에 묵직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미열과 함께 전신이 무겁고 권태로워져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전신 증상보다도 정낭염의 가장 큰 피해는 정자 수를 감소시켜 불임에 빠지게 하는 것이며 성욕감퇴 조루를 유발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과도한 피로와 잦은 수음 및 과로로 인하여 신기가 허해지면 정액을 통섭하지 못하여서 정액과 피가 함께 나오며 성격이 급하고 폭발적인 사람이 급격하게 감정 변화를 보이면 간장의 경락에 열이 울체되고 이 열이 정액의 저장고인 정실로 들어가 발병시킨 결과로 본다. 또한 불결한 환경에서 성교를 하여 정실이 습열의 침입을 받으면 정실의 혈락이 열의 자극을 받아 혈정이 되고 그 외에도 오장의 음기가 허하여 화가 홀로 왕성하게 되면 사열이 발생하게 되고 이때 발생된 열이 정실을 태우면 이 또한 혈정이 된다 하였다. 이와 같이 한의학에서는 혈정의 원인은 열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보며 치료 원칙도 청열보음 위주가 된다.
혈정의 한의학적 치료는 보통 4가지 방향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비장과 신장의 기가 허하여 혈정이 된 사람은 정액이 분홍색이고 출혈된 피의 색이 신선하지 않으며 성욕이 감퇴된다.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프며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권태롭고 무력하고 식욕이 없다. 이때는 건비보신하고 익기섭혈하는 십전대보탕을 처방하여 다스릴 수 있다. 둘째는 습열이 정실에 침입하여 발생된 혈정은 정액에 피가 섞여 있고, 사정시 통증을 느낀다. 고환과 음부가 묵직하게 아프며 머리가 어지럽고 번조 불안하며 입이 쓰고 혀에는 설태가 많게 된다. 소변은 적고 붉으며 혀는 짙은 붉은색을 띈다. 이때는 청열이습과 양혈지혈의 치료 방침에 따라 삼묘환을 쓰거나, 백모근 30g을 다려 마시면 대소변이 원활해지고 하복부 동통도 사라지게 된다. 셋째로, 간경의 열이 성하여 나타난 경우는 정액과 혈액이 동시에 나오며 출혈된 피의 색은 선홍색이며 사정통과 아랫배 혹은 음부에 경련통이 있으며 정액의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고, 정서가 불안정하고 화를 잘 내며 가슴이 답답하고, 소변은 양이 적고 붉다. 치료방침은 간을 깨끗이 하며 열을 내리고 지혈해야 한다. 용담사간탕을 복용하거나, 신선한 미나리를 짓찧어 그 즙을 짜서 마시는데 한번에 30g 씩 하루에 세 번 마신다. 넷째로 음허화황자는 혈정이 나오면서 혀는 붉고 설태는 적으며 정력감퇴가 두드러지고 정액이 청냉하여져 불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는 자음청열의 원칙에 따라 육미지황탕에 황백 지모를 더하여 장복하면 화기도 내리고 정력도 증강되며 혈정은 저절로 낫는다.